전통적 보수 신앙 지키며 지역에 선한 영향력 비전

전주서문교회가 올해로 교회 설립 130주년을 맞았다.

전주서문교회와 호남지역 교회의 역사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레이놀즈

(이눌서) 목사가 1893년 6월 정해원 씨를 전주에 파송하여 현재 완산교회

부근 은송리에 예배 처소를 마련하고 복음 전파를 시작하며 시작됐다.

이번 6월 첫 주 전주서문교회 130주년을 맞아 김석호 담임목사를 만나

서문교회의 과거와 현재, 목회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전주서문교회가 설립된 배경을 먼저 말씀해 주신다면?

“1891년 10월 당시 신학생이었던 ‘테이트’와 ‘레이놀즈’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선교에 관한 열정적인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이 강연으로 감동

을 받아 나중에 의기투합한 ‘전킨’ 과 함께 한국 선교를 결심하게 된다.

한국 선교를 위해 미국북장로교 교인들이었던 언더우드 의 형제들의 3,500

달러의 거액의 기부금이 조성 되었고, 이들 세 사람과 함께 ‘테이트’의 여동

생 ‘매티 테이트’, ‘레이놀즈’의 아내 ‘팻시 볼링’, ‘전킨’의 아내 ‘매리 레이

번’과 그리고 당시 독신이었던 ‘리니 데이비스’의 헌신으로 7인의 선발대가

구성되어 미국남장로교로부터 파송을 받아 1892년 11월에 한국에 도착했

다.

1893년 1월 28일에 각국 선교사 대표들이 모여 결정한 예양협정으로 미국

남장로교는 호남을 맡기로 하여, 7인의 선발대 호남 선교가 시작되었는데

이들의 첫 목적지는 당시 전라도의 대표 도시 전주였고, 레이놀즈의 어학선

생 역할을 하던 한국인 조사 정해원이 1893년 늦은 봄 5월에 먼저 출발하

여, 전주 은송리에 마련한 초가집을 거점으로 전주선교부의 기지가 되었

다.”

-1893년 6월 첫 주를 전주서문교회 설립 주일로 삼은 이유는?

“1894년부터 1895년 초까지 동학으로 인하여 민심이 흉흉할 때에 은송리

교회와 선교기지는 일시 폐쇄되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정해원과

같은 전도자들과 테이트 선교사 남매 등은 1893년 6월부터 전주선교부를

중심으로 열성적인 복음전도에 나섰고 변화된 신자들이 매주 주일마다 예

배를 드렸다.

이것이 전주서문교회의 전신이 되었다. 그래서 서문교회의 설립 주일로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초기 교인들의 교회 생활은?

“1895년 2월에 다시 현 엠마오병원 근처 완산 언덕의 대지와 2채의 초가집

을 추가 매입하여 선교기지의 역할과 함께 흩어졌던 교인들이 다시 모여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1897년 7월 17 일에 레이놀즈 목사의 집례로 남자 2명과 여자 3명(김내

윤, 김창국과 여자 강씨, 임씨, 김씨)이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로써 ‘전주교회’가 한국인 세례 교인이 있는 교회로 정식으로 성립되었으

며, 동년 9월 5일 주일에는 레이놀즈의 설교 후 교인들이 자진해 예배당

개수(改修)를 위한 특별 헌금할 것을 결정하고, 해리슨 선교사가 살면서

예배 처소로 겸하고 있는 집을 개· 보수함으로 예배당 전용건물로 첫 독립

된 전주교회 예배당이 되었다. 당시 교인은 여자들 외에 남자가 20명

가량이 출석했다.”

전주서문교회는 130년의 역사 만큼이나 예배당의 이전과 건축도 많았다.

현 예배당과 아래 왼쪽부터 은송리 초기 예배당, 1905년 건축 서문밖 예배당,

1909년 건축 종각 준공 후 예배당, 1911년 건축 ㄱ자 예배당, 1935년 건축

적벽돌 2층 예배당, 1963년 건축 첨탑이 있던 예배당 모습.

-예배당도 많은 변천을 겪었는데?

“1905년 9월 서문 밖 현 위치로 옮겨 780평 대지를 구입하고 건평 50평의

벽돌 기와지붕 예배당을 건축하였고 1908년 12월에는 전북지역 선교를

하다 별세한 전킨 선교사를 기념하는 종각을 세우고, 1911년 4월 교세 확장

으로 예배당을 ‘ㄱ자 형’으로 32평을 증축하여 89평의 큰 예배당을 건립했

다.

1935년에는 평면 115평, 연건평 230평의 2층 벽돌집 예배당을 새롭게

건축했다.

해방 이후에는 1971∼74년에 걸쳐 평면 100평, 연건평 320평에 지하실과

지상 3층의 교육관을 건축하였고, 1981년 기존 예배당이 노후되어 평면

300평 연건평 790평 지하 1층 지상 2층의 현재 예배당을 3년에 걸쳐 신축

했다.

그리고, 교회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평면 120평, 연건평 705평, 지하

1층, 지상 5층의 ‘100주년 기념관’을 1992년에 완공했다.”

-설립 초기 교회와 관련된 선교사들의 사역은?

“미국남장로교 선교사들의 사역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되는데 7인의

선발대 중에, 테이트, 레이놀즈, 전킨 선교사들이 주로 복음사역을, 마티

테이트와 리니 데이비스를 통해 어린이와 여성 전도 및 교육사역을, 그리

고 1898년에 파송 되어 테이트 선교사의 아내가 된 잉골드 선교사 를 통해

의료사역이 이루어졌다.

테이트 선교사를 통해 주로 순회전도로 교회개척 사역이, 레이놀즈 선교사

의 구약성경 번역과 평양 신학교에서의 성서언어 가르침 등 신학과 언어사

역으로, 전킨 선교사의 교회 중심의 목회사역으로 행하여졌다.

그리고 특히 지금의 구약성경의 대부분이 레이놀즈 선교사에 의해 번역됨

으로 한글로 된 신· 구약 성경 전체가 손쉽게 신자들의 손에 갈 수 있었다.

-당시 서문교회는 교육사업에도 힘썼는데.

“마티 테이트 선교사에 의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가르친 것이 기전여

학교의 전신이 되었고, 그리고 레이놀즈 선교사의 관심과 헤리슨 선교사로

인해 1901년에 세워진 어학학교였던 주간학교가 신흥학교의 전신이 되었

다.

이 전통은 전주서문교회로 하여금 1912년 서문안 여자소학교를 설립하게

하였고, 1920년에 부임한 배은희 목사는 여자야학회, 전주유치원, 숭덕성

경학교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전통으로 발전 시켰다.”

-서문교회가 전주 3.1 운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

“1912년 초대 한국인 담임목사가 부임하여 1914년 사임한 후에, 2대 한국

인 담임목사로 부임한 김인전 목사는 전주지방 3.1 운동의 기독교계 주역

이었고 전주서문교회는 지휘소 역할을 하였다.

김인전 목사는 동생 김가전과 조사 이수현 그리고 청년교인 김종곤 등을

중심으로 독립선언문 5,000부와 대량의 태극기를 제작하여 3월 13일 만세

운동의 중심에 섰다.

김인전 목사는 만세운동 후 그해 9월에 일제 경찰을 피해 상해로 망명하

여 상해임시정부에서 4대 의정원에 이르기까지 남은 생애를 독립운동에

바치게 된다.”

-당시 서문교회가 벌인 계몽운동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1921년 배은희 목사가 부임한 후에 유치원을 설립하고 여성계몽운동을

위해 전주여자야학회 등을 설립하여 교육사역에 집중하였고, 동시에

농촌복음화를 위하여 3년간 결혼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독신전도단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다양한 교육사역과 주일학교사역 그리고 복음 전파 등으로 전주서문교회

는 교세가 확장되면서 교회로 분립 개척되기도 했다. 그리고 젊은 처자로

걸인들과 고아들의 친구가 되어 도움을 준 방애인과 같은 훌륭한 신자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서문교회는 선교사에 의해 호남 최초로 세워져 설립의 의미가 크다.

“130년의 역사 가운데 많은 교회들이 서문교회에서 분립돼 세워졌고 영향

을 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의식을 가지고 있고 계속해서 지역 사회

에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남장로교 선교사들의 선교로 세워진 교회의 정체성을 이어

받아 재정의 약 3분의 1을 4 가정의 파송선교사와 약 31명의 후원 협력

선교사들을 후원하고 있고, 22군데의 선교 및 기독교기관을 후원하며 12군

데의 미자립 교회를 돕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 사역으로 독거노인의 가

정 20군데 이상을 매월 반찬봉사로 후원하고 있고, 다문화 선교를 위해 준

비하고 있다”

-현재 교회의 상황은?

“다른 교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교회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

을 겪었다. 현재 주일학교 학생들과 장년을 포함하여 약 1천명 정도가 출석

하고 있으며 지금은 새 신자들도 조금씩 늘고 있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목사님의 목회 방침을 말씀해주신다면?

올해 설립 13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향해 나아가야 될 세 가지 방향은

‘선교’ ‘역사’ ‘교육’이다.

교육으로는 다음 세대를 위한 주일학교 운영과 시스템을 시대에 맞게 재편

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

그리고 선교는 시대에 맞는 선교 정책을 수립 중이다. 또한 교회의 유휴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목회적으로는 모든 제직들의 인사에 관한 것으로 서리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 등의 자격 선발 훈련 임명과 임면 등에 있어서 바른 성경적 조직

구성에 관한 것이며, 동시에 시대에 맞는 정관과 모든 규정들에 대한 정비

를 이루고자 한다.

-130주년을 맞은 교회의 비전은?

“130주년을 맞은 올 한 해는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믿음의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전통적인 보수 신앙과 개혁신앙을 유지 보존

하기 위하여 주일에는 진리에 기반한 예배와 성경강좌 중심으로 내적성장

을 이루고, 주중에는 사랑에 기반한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교육과 사회복지

등을 실천하여 외연을 확대하고자 한다. 호남의 모교회로써 130년의 역사

에 걸친 자료와 연구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

/장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