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교회, 비극속에 감동의 역사 ‘생생’

예장합동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제2호로 지정된 107년 역사의 김제 만경교회(담임 전철희 목사) 순교이야기가 소설로 출간됐다.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는 김한나 작가가 집필한 ‘그 여름에 핀 눈꽃’(코람데오)은 1950년 9월 만경교회 성도들이 6·25전쟁 통에 겪은 비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역사를 생생하게들려준다.

순교자의 역사를 지닌 김제만경교회(담임 전철희 목사). 만경교회에 들어서면, 예배당 앞마당 오른편에 우뚝 세워진 순교자 기념비와 1층 역사관에 순교자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만경교회는 현재 15명의 순교사 출간과 순교기념관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만경교회는 김제 묘라교회에 출석하던 곽영욱,정화선씨가 주축이 돼 1913년 외서리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외서리교회는 교회가 성장하자 교회명을 만경교회로 개명하고 1914년 6월 만경읍내에 교회를 세웠다.

전철희 목사는 “초기 예배당(초가 5칸 ㄱ자 형태)은 1914년 2월 착공하여 1914년 6월 7일에 완공하고 헌당했다. 당시 만경교회는 군산지방(구암교회)에서 활동하던 부위렴(William F.Bull) 선교사와 하위렴(William B. Harrison) 선교사 등이 이끌었지만 일제의 탄압 아래서도 만경교회는 국어교육과 유치원운영 등을 통해
서 복음 전파와 청년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 일에 앞장서 왔다”고 밝혔다.

1944년 김종한 목사가 4대 담임목사로 부임 이후에 6.25전쟁이 발발해 1950년 7월 19일 인민군이 만경 땅에도 진입했다. 인민군들은 먼저, 예배당안에 붉은 기와 스탈린, 김일성의 사진을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지 못하도록 방해하자 그당시 조선신학교 1학년이었던 최정렬 전도사가 주축이 돼 인민군과 좌익 세력에 맞
서기 위해 반공 혁명단을 조직했다.

결국 그 일이 발각돼 최정렬, 곽옥정, 유금식, 송은숙 등 4명의 기독청년들이 체포됐다.

인민군들은 그 책임을 물어 김종한 목사, 강성진 장로, 하창조 집사 등을 체포해 심문하다가 1950년 9월 27일 0시 죽창과 총, 칼 등으로 대학살을 강행했다. 순교자는 강성진, 강춘길, 이남근, 최남인, 최정렬, 유상덕, 이정순, 곽옥정,유금식, 송은숙, 송창호, 고동순, 이옥진, 곽병일 등이다.(이상 15명)

이때, 만경교회 성도들이 김종한 목사에게 잠시 피할 것을 당부를 했으나, 김 목사는 양 떼를 버리고 피할 수 없다며 피난을 거부하고 끝내 순교당했다.

전 목사는 “만경교회는 선교사가 세운 교회가 아니라 일반 평신도들의 뜨거운 신앙심에 의해자생적으로 세워졌다. 이는 당시의 역사가 담긴 교회록과 당회록 그리고 순교의 상황이 정확하게 기록된 자료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며 “만경교회가 초기부터 신앙 교육을 통해 교인들에게 민족 의식을 깨우쳐주었고, 항일 운동에 앞장 선 민족 운동의 모체가 됐다는 생생한증거”라고 말했다.

이러한 만경교회의 순교의 역사가 묻혀오다가 2009년 순교기념비가 건립되고 제102회 총회(총회장 전계헌 목사)에서 만경교회를 한국기독교 순교사적지 제2호로 지정됐다.

전 목사는 “107년 간 교회를 이끌어주신 하나님과 순교사적지 지정에 애써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순교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만경교회 순교사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며 “순교신앙을 계승하며 더욱 바르고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로 올곧게 부흥돼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