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식 목사 “교회가 먼저 나서서 힘들고 가난한 자 품어야”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재난지원금을 주는 교회가 있어 화제이다.

전주 중화산동 열린가정교회는 지난 추석 전에 교회 재정으로 재난지원금을 마련하여 생활이 어려운 성도들에게 100만원에서 200만원씩 지급했다. 코로나 맹위가 계속 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재정과 인력 감축바람이 심한 상황에서 교회의 이 같은 나눔은 뜻깊고 이색적이다.

지난 2004년에 창립한 열린가정교회는 평범한 교인들이 만든 신앙공동체다. 신도 운영위원회에서 예배를 포함한 모든 교회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이 때 지급한 재난지원금도 운영위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열린가정교회 목사는 한일장신대 신학과 차정식 교수가 17년째 맡고 있다. 차 목사 인터뷰는 10월9일 전화로 이뤄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재난지원금을 어떻게 교회에서 지급하게 됐나.

“어느 교회나 어려운 성도들이 있듯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다. 추석 명철을 앞두고 교회 차원에서 돕자는 운영위원회의 의견이 있어서 진행됐다. 처음엔 재정을 300만원으로 잡았는데, 성도 중 한 분이 큰 돈 1000만원을 무명으로 헌금해 100만원~200만원씩 어려운 형편에 따라 13가정에 지급하게 됐다. 말을 거창하게 해서 재난지원금이 사실은 십시일반 나눔행위다.”

-100만원이면 적은 돈이 아니다. 성도들이 이 같은 지원 방침을 쉽게 이해하던가.

“우리 교우들은 신앙과 인격이 성숙하다. 일반 교회와 다른 평신도들의 자율과 자치,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교회가 운영된다. 운영위원회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제안이 나왔고 대부분 성도들이 찬성해 지원하게 됐다. 교우들 나눔활동은 그 전부터 관행적으로 꾸준히 행해져 왔다. 이번 지원금은 코로나로 인해 액수가 늘은 것뿐이다.”

-나눔을 관행적으로 하고 있다는 말씀은.....

“우리 교회는 선교와 나눔을 본질로 삼고 있다. 예배당 기본적인 유지비를 제외하고 모든 예산은 농촌교회와 선교사, 지역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사용한다. 보통 헌금과 별도로 나눔 예물이 있다.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쓴다. 들어온 헌금은 모두 쓰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교회 안에서 약자인 전도사와 부목사들이 해고당한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많지는 않겠지만 안타깝다. 교회가 먼저 나서서 어렵고 힘든 이들을 안아주고 배려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평신도 운영위의 결정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게 이색적이다.

“열린가정교회는 말 그대로 여러 가정이 모여 세운 가정교회다. 초대교회의 예배원형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안교회 개념이다. 2004년 여섯 가정, 24명의 성도들이 시작해 지금 30가정에 100여명의 교우가 예배드린다. 전임 목회자는 없다. 신학교수인 나는 예배 설교에 전념하고, 교회 운영은 여섯 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교인들이 주체의식이 강하고 능동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직분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차정식 목사는 누구인가

차 목사는 신학과 인문학을 가로지르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로 성서신학을 일상과 사회, 문학의 영역과 연계시켜 크로스오버의 영역을 개척해가는 신학자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미국 맥코믹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시카고 대학교 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일장신대 신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하나님 나라의 향연><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시인들이 만난 하나님><바울 신학 탐구> 등 50여 권 (공저 포함)의 저술을 내놓고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상·하)를 번역한 것 외에도 1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꾸준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신학성서의 환생 모티프와 그 신학적 변용>으로 제1회 한국기독교학회 소망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화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