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노회 기독교사적 제1호

상관계월교회(담임 김진호 목사)가 통합 전주노회(노회장 이준철 장로) 기독교사적 제1호로 지정됐다. 기자가 찾은 계월마을에 자리한 계월교회는 상관저수지를 따라 소양으로 넘어가기 전, 그 문턱에 있었다.

계월교회는 마로덕 선교사와 3명의 교인이 창립해 초창기에는 17명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특히 동학혁명과 일제강점기, 6.25사변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교회의 사명을 다하며 믿음을 지킨 113년의 역사적인 교회이다.

담임 김진호 목사는 “1907년 7월 28일에 창립됐다. 올해로 역사가 113년이다. 초가 4칸에 건축비 30원으로 예배당을 신축했다”며 “113년의 세월의 흔적을 지닌 계월교회가 전주노회 기독교사적 제1호가 됐다. 교회의 역사가 노회의 제1호 기독교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고 강조했다.

전주노회는 지난 6월 7일 계월교회 역사물 기독교사적 지정예식을 거행했다. 이날 기독교사적 지정예식에서는 사적지정 동판 증정식과 함께 김진호 목사가 나서 계월교회의 역사물 사적을 소개했다. 역사물 사적은 △례비록(출석부, 1909-1912년) △종(1925년 제작) △성경(신·구약 한문과 한문 혼용 2권, 1929, 1937) △총회회의록1938년(합본 2권) △당회록(1960년부터) △성찬 분즙기(일제강점기 사용)△주판(회계용 사용) 등이다.

특히 이날 역사물 가운데 주목을 받은 것은 례배록 출석부이다. 이 출석부는 1909년부터 1919년까지 기록된 교인들의 출석부이다. 표지 안쪽에 교회 창설기가 기록돼 있고, 마로덕 선교사와 교인 17명이 헌금 30원에 예배당을 1907년에 신축했다고 기록돼 있다.

출석부는 3부씩 작성해서 1부는 교회보관, 2부는 전라지방대리회에서 가져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계월교회의 또다른 역사적인 이야기는 김봉언 장로와 종의 이야기다.

1884년 6월 18일에 태어난 김봉언 장로는 1905년 10월 3일 마로덕 선교사 전도로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이후 김봉언 장로의 맏사위인 최귀동 씨가 계월교회에 종을 세우기로 하고, 교회와 협력해 종을 제작해 종각을 세웠다. 최귀동씨는 전주남성교회 시무장로로 섬기기도 했다.

그러나 1936년 8월 대홍수로 인해 계월교회가 수몰되고 종각과 종도 유실됐다. 이후 예배당은 재건축을 했으나,유실된 종을 찾을 방도가 없었다. 한때, 김봉언 장로가 종을 찾아 헤메이다가 정신병 환자로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기도 했다. 8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김 장로는 유실된 종의 위치에서 300m쯤 거리에서 상태가 양호한 종을 발견하게 된다

김 목사는 “종을 찾은 1944년은 2차세계대전 막바지였다. 일제의 쇠붙이 수탈과 핍박이 극에 달했다. 장로님은 결국 그 종을 다시 땅에 묻었다”며 “장로님은 종을 땅에 묻으면서 조국의 해방의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셨다”고 밝혔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망하고 해방을 맞이한 계월교회는 홍수에 안전한 곳에 종각을 다시 세우는 기쁨을 누렸다. 종을 유실하고 9년 만에 종을 종각에 달고, 종소리를 듣게 됐다.

김 목사는 “1967년 9월 완산교회에서 통합측 53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장이신 김윤식 목사님의 제안에 의해 총회 기간에 계월교회 종을 사용하기도 했다”며 “김봉언 장로와 상의 끝에 계월교회 강병옥 집사의 소유인 우마차로 종을 완산교회로 옮겨왔다.

이 종을 완산교회 종각에 올려놓고 총회 기간에 개회 타종과 53회 총회 기간 동안한 사용한 역사적인 종이다”고 덧붙였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