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주예닮교회(담임 조재선 목사)가 삼성문화회관에서 제13회 전주시민과 함께하는 가을음악회를 열었다. 비전문가들이 대형 공여낭인 삼성문화회관에서 음악 행사를 한다는 것이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연을 보며 이내 그것이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닮 연주자들은 오히려 전문가 못지않은 연주 실력을 뽐내며 무대를 은혜롭고 감동적으로 수놓았다. 교인은 물론 전도를 위해 초청된 1천여명이 넘는 전주시민들은 15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의 향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고 있었다.

 공연 시작부터 마이크를 잡은 임순미 권사는 아나운서 못지않게 매끄러운 진행솜씨를 발휘해 음악회의 품격을 높였다. 특히 공연 연습에 매진한 교우들의 연습을 지켜 보면서 알게 된 에피소드나 공연작의 유래와 관련된 음악적 상식들을 적절하게 소개함으로써 관객들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정성을 쏟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트럼펫, 남성중창, 오카리나, 풀루트, 색소폰, 워쉽, 크로마하프, 어린이중창, 우클렐레, 여성중창, 기타,오케스트라, 연합찬양에 이르기까지 많은 팀들이 저마다 악보 없이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했다. 본 공연을 위해 얼마나 서로를 격려하며 연습에 정성을 쏟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특히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해맑고 경쾌한 몸짓으로 찬양하는 모습은 예닮교회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듯 보였다.

 사실 삼성문화회관 이번 공연은 2년전에 이어 두번째다. 그 때도 장년 출석 6~700명의 중급 규모의 교회가 이런 역량을 발휘한 것에 대해 적잖게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에는 행복스케치라는 제목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OST와 함께하는 알프스 음악여행이 주제였다. 예술 총감독 유은나 집사가 한편의 뮤지컬 같은 프로그램 구성으로 좀 더 전문성을 추구한 것은 몇년동안 팀웍을 다져온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였다.
영화속 장면을 연주하는 가운데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은 애당초 문제가 되지않았다. 애교스러운 실수도 즐겁고 유쾌한 공연의 일부가 되어 서로 격려하며 감싸안고 넘어갔다.

 삼성 공연장 1층을 교인과 초청자들로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된 예닮교회의 이번 공연은 수준높은 문화 선교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사실 음악전공자도 많지 않은 현실 속에서 전국 어느 교회에서도 이런 공연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 교인들의 아름다운 교제와 소문을 듣고 음악을 배우려는 주민들이 교회를 찾아 성도로 정착되는 문화전도가 이번 공연을 통해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장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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