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미군에 은혜갚아‘ 화제’

전래동화 ‘은혜 갚은 꿩’의 이야기처럼, 50년 만에 받은 은혜를 갚은 사연이 있어 화제다.

남전주성결교회에 다니는 박재식 집사(70)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 1967년 대한민국 육군 7기동군단 보병사단인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그는 아직도 그날의 사고를 잊을 수 없다.

총알이 빗발치고 군복 멜빵 가득히 수류탄으로 채웠다. 그 역시 총을 잡고 방아쇠를 당기는 데 적이 던진 수류탄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매케한 연기가 피어올랐고 몸이 하늘로 붕하고 떠올랐다.

그는 ‘이제 나는 죽었구나’라고 생각하며 큰 충격에 의식을 잃었다.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눈을 떴는데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사고로 실명한 것이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내가 다시 살았구나. 그리고 나를 지켜준 전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의식이 돌아 온 뒤 확인해 보니 당시 사고로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를 전우들이 업고 미군헬기에 실어 미군병원으로 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내가 살았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헬기조종사를 비롯해 미군들에게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고 이후에는 ‘의가사 판정’을 받고 원호 대상자로 케이티엔지에 취직을 하게 됐다.

이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중순 자신이 섬기는 남전주성결교회 오성택 목사를 찾았고 그 동안 마음속에 짐을 가졌던 이야기를 설명하고 미군부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오 목사는 군산에 있는 미8전투비행단 측과 상의한 뒤 지난달 12월 22일 박 집사와 함께 미8전투비행단을 방문해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금일봉을 전달했다.

이날 토드 도져(Col. Todd Dozier) 단장은 “우리는 함께 갑시다”라고 서툰 한국말로 전했고 박 집사 역시 화답했다.

이로써 50년 만에 받은 은혜를 갚게 됐다.
오성택 목사는 “저마다 마음속에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어려운 이때에 박 집사님의 좋은 뜻에 함께하게 되어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