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의 자리들은 언제나 진리로 남는다. 

 연약하고 미숙함에도 그 말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 길은 때론 행복하고 때론 눈물겨울 게다. 하나님이 그토록 원하시는 아름다운 믿음의 푯대를 향해 48년 동안 한결같이 걸어왔다. 

 교육과 사역,목회에 마침표를 찍고 다시 신학생 양성의 길을 걷고 있는 임종학 원로목사. 그의 공식 직함은 전북개혁신학원 학장이다. 목회 2모작을 정연하게 일구고 있는 그를 신학원에서 만났다.

 “신학원 학장으로 온 지는 2년 임기 두 번째이다. 4년 전에 한번 왔고 작년에 재부임 했다. 그전에 목회하면서 이사로도 활동했었다. 교사로 재직했고 캠퍼스 사역하다가 목회를 마치고 다시 교육현장으로 돌아 왔다.

 내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니 가르치는 일을 했다. 하나님은 사람을 은사대로 쓰신다는 말이 확실한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신학원도 많이 변했죠?

“우선 신학생이 많이 줄었다. 한때 100여명 이었던 학생이 4년 전에 오니까 고작 3명이 있었다. 작년에 획기적으로 늘려 35명, 현재는 재학생이 50여 명 됐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고령,노쇠화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활력이 좀 떨어진다. 소망적인 것은 학력상승이다. 입학생 대부분이 초대졸이나 대졸 출신이다. 그 전에는 고졸자가 상당했었다.

학교 운영시스템도 이런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학생 수 줄고 나이가 많고 이것이 나쁜 것만 아니다. 요양원 사역이나 밥퍼봉사 활동 등은 젊은이 보다 나이 드신 분이 잘 맞는 것 같다. 

 예전에는 교회에 일할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런 분들을 신학원에서 잘 양육해 교회에 파송해 뜻밖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되나?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와서 공부하는 신학교가 아니므로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커리큘럼을 많이 바뀌었다. 영어 학습은 안한다. 기본적인 인성교육, 봉사활동 등 포함해서 수업체계를 짠다. 

 학습 기간, 학점, 과제물을 줄여 실질적이고 현장적인 교육에 충실하고 있다. 학생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주간과 야간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직장인들을 배려한 토요반도 운영하고 있다. 다들 좋아한다. 허나 미인가 신학원들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신학원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지역신학원협의회 구성을 그 해법으로 제안하고 싶다. 자정기구를 만들어 자율적 규제와 통제, 건강한 경쟁을 이끌수 있다고 본다.

 미국 신학교는 신고제이다. 신학교 설립을 국가에서 통제해선 안 된다. 지역협의체 자율기구를 통해 지역사회 신앙공동체육성차원에서 접근할 문제이다.”

-신학원의 현안은 무엇인가?

“시설 면에서 건물 부실공사로 누수가 있어서 보수가 필요하다. 휴게실,카페설치,냉온방 등 편의 복지시설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 환경, 시설개선 못지않게 학습 분위기 쇄신 또한 중요하다. 

 사이버 대학이 있듯 사이버 신학교 체계구성도 고민할 시기이다. 코로나가 그 도입을 앞당긴 상황이다.”

-학장 임기 1년 지나면 진짜(?) 정년인가?

“하나님 사역에 정년이 있을 수 없다. 앞으로 꿈꾸는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주님이 주신 은사대로 생이 끝날 때까지 가르치고 싶다. 연말 신학교 사역을 마치면 한국어 강사 교육을 받아 성경으로 한국어 교육시키고 싶다.

 다문화가정이 대상이다. 이 또한 중요한 사역이다. 더불어 그 동안 양성한 제자들이 설립한 교회가 전국에 30여 곳에 있다. 

 이 곳을 자비량으로 순회하면서 교회별 인턴십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다. 평생을 제자양육하고 청년 육성한 그 연장선상에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시대, 기독교 본질 회복을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게 본질 회복인가?

 “말씀으로 돌아가는 게 본질이다. 원복음,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진정한 예배와 성경연구에 전념해야 한다. 실천력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지만 그 중심은 성경을 통해서, 말씀을 통해서 믿음이 회복돼야 한다. 

 의외로 성도들이 성경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시대상황을 따라가면 아무것도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 받는 게 본질이며 믿음의 정도이다.”

 -문명 문화의 급변시대, 성도들이 갖춰야 할 삶의 자세는?

“지식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성도들도 좋은 콘텐츠로 신학적 지식도 많아졌다. 아는 것 못지않게 실천력이 중요하다. 목사가 바꿔야 한다. 지도자가 변해야 한다. 교회가 개혁돼야 한다 등등, 이런 주장을 일상에서 많이 접하고 있다. 

문제는 자신에 대한 물음을 안 한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도 나를 본 받아라고 했다. 자비량하고 희생하는 바를, 바울이 앞서가면서 보여줬다. 

전인격적으로는 어렵지만, 누구나 한두가지 본받을 점을 가지고 있다. 성품이 좋다거나 성경에 능통하다거나 어느 한 부분에서 사회적으로 빛과 소금 역할 할 점이 있다. 

 내가실천할 사항은 뭐냐가 우선돼야 한다. 자신에 대한 디테일하고 구체적 고민이 필요하다.”

 -나를 이끌어 온 말씀 한 구절을 소개한다면.

“<할 수 있거든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9장23절 말씀이다. 어릴 적 진안 시골에서 살다보니 늘 자존감이 부족했다.

 대학 1학년 때 예수 믿고 사역하면서 이 말씀을 붙들었다. 캠퍼스사역 간사로 활동 때 큰 힘이 됐던 구절이다. 

 이후 나는 신흥중학교에, 아내는 초등학교에서 교편 잡고 있던 중 아내가 먼저 사표내고 평신도 사역을 시작했다. 1년 있다가 하나님이 저를 부르셔서 학교에 사표를 냈다. 이 때도 이 말씀을 붙잡고 나갔다”

                                                                                                                /하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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