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살해자 전도 50년간 돌본 사랑의 원자탄”

군산중동성결교회(서종표 목사)는 교회 창립 73주년 기념행사로 원로장로 추대 및 역사관 개관 감사예배를 지난 2일(주일) 본교회 예배당과 세움관에 서 드렸다.

이날 중동교회를 창립한 고 김용은 목사(1918-2008)의 셋째 아들 김헌곤 목사를 만나 4無의 삶을 산 부친 김용은 목사에 대해 들어봤다.

김헌곤 목사는 이날 전라남도 신안군에 소재한 미자립 교회에서 오전 11시 예배를 마치고 중동교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왔다.

김헌곤 목사는 한 달 전부터 목회자가 없어 말씀을 전할 수 없는 신안군의 한 교회의 성도들 부탁으로 설교를 전하며 섬기고 있다.

김 목사는 “저희 아버지는 토지·주택·통장·패물이 없는 이른바 ‘4無의 삶’을 산 청빈한 목회자이셨다”라 며 “1951년 전도사 시절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군산중동교회를 개척해 38년 간 시무하면서 구령의 복음을 외치며 많은 영혼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어 “저희 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어머니 윤임례 집사를 포함 해 일가족 23명이 모두 순교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고, 본인도 죽을 고비를 7차례나 넘겼다”라며 “아버지는 어머니를 일찍 잃은 뒤, 어머니를 생각하 며 의지할 곳 없던 전신마비 은퇴 여전도사를 집으로 모셔서 무려 8년 4개월 간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섬겼던 분이다”라고 소개했다.

김용은 목사는 6.25 이후 치안대장으로 활동하면서 공산군의 하수인 노릇 한 이들에게 보복하지 않았고, 가족을 죽인 가해자까지 용서하고 전도해 교 회 직분자로 세우며 50년 동안 돌봤던 ‘사랑의 원자탄’으로 알려져 있다.

김 목사는 또 “아버지는 스승이자 교단의 대표적 지도자였던 이명직 목사 가족을 자주 찾아가 경제적으로 지원해, 이명직 목사 자녀들에 의해 ‘이명 직 목사 기념사업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라며 “또한 이성봉 목사님을 기리기 위해 ‘성봉 선교회’를 창립해 10 년간 이끌었으며, 교단의 여러 어른들을 자주 찾아뵙고 잘 대접하셨다”라고 회고했다.

김용은 목사가 장자도교회를 방문하여 성도들과 함께 한 모습.

특히, “저희 아버지는 군산에서 목회하며 1958년부터 미신과 가난에 찌든 섬 지역인 고군산열도에 교회를 개척 해 평생 선교한 ‘섬 선교의 선구자’라 며 “선유도, 신시도, 야미도, 무녀도, 장자도, 관리도, 방축도, 말도, 연도 등 섬마다 교회를 세우고 돌보셨다.

6.25 이후 누구도 생각지 못하던 섬 지역을 섬기다 풍랑을 만나 3번이나 죽을 뻔 하면서도 끝까지 섬 지역 교회와 성도를 품으셨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특히 ‘4無의 삶’에 대해 “신학교에 들어갈 때 흥남에서 사업하며 벌어놓은 재산을 다 헌금하셨고, 은퇴할 때 교회에서 받은 퇴직금도 순교지 기념 교회와 군산시기독교회관 건립을 위해 다 내놓으셨다”라며 “마지막 살던 집도 중동교회가 뜻있게 쓰도록 헌납하셨고, 천국에 가시면서 각막과 시신마저 전북대 의대의 의학 전을 위해 기증하는 등 모두 내어놓으신 분”이라고 전했다.

김용은 목사는 해방 직후 정읍고아원을 설립하고, 45년간 군산 삼성애육원 이사장을 맡으며 고아들의 아버지가 되었고, 고아들에게 개인 통장을 만들어 용돈을 넣어 주었다.

그렇게 사랑과 믿음으로 양육해, 고아들 중 육군 군 종감이 나오기도 했다.

김용은 목사는 또, 전북 최초 맹아학 교와 농아학교를 세웠고, 기초를 만들 기도 했다. 한센병 환자와 친구가 되어 그 아들을 수년 동안 돌보기도 했으 며, 군산 지역 장애인들이 김용은 목사를 찾아와 속사정을 털어놓으면 눈물 로 기도해 주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어 “아버지는 하나님이 여성을 만드실 때 도자기와 같이 남자 보다 우수하게 만드셨다”라며 “예수님을 끝까지 지킨 자들도 여성이었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교회적 으로 여성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여성들을 축복해 큰 일을 하고 지도자로 만드는 일에 앞장섰 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용은 목사는 섬선교를 위해 ‘고군산 전도의 어머니’ 추명순 전도사(1908-1994)를 고군산 군도로 파송 하기도 했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