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을 비워야 하나님께서 또 채워주죠"

“장난감 모형 같은/ 작은 집에/ 하나님을 만나러 들어가는/ 사람을 보았다./ 나이아가라 도심에서/ 토론토로 돌아오는 길목/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믿음을 체험하고 있다./좁다란 길로/ 들어가는 여신도의 얼굴에서/ 천국이 열리고/ 에덴의 향기로 그윽한 집/ 참사랑으로 이끄시는 손길을 보았다.” 코스모스 문예(2004년12월)에 실린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는 제목의 글이다.

교회 이름은 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 쉽게 풀면 ‘샘물가교회’쯤 될성싶다. 이 교회는 캐나다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작은 교회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 높이3m, 길이2.5m에 최대 9명이 예배드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교회는 어디에 있을까. 울산 선암동 호수교회. 실내 크기는 길이 2.9m, 폭 1.4m, 높이 1.8m. 성인 2명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012년 국가기록원이 인증했다.

전주에서 가장 작은 교회는 모래내시장 주차장 입구 쪽에 있는 로뎀나무교회가 아닌가 싶다. 8평 규모로 탁자 3개, 의자 8개에 강대상이 구비돼 있고 주보, 헌금함은 벽걸이 형태다. 일곱 성도가 섬기는 이 교회는 예배만 드리는 게 아니고 평일에는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16일 모뎀나무교회 김주연 목사를 만났다.

“2년 전 주민들과 소통할 통로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라디오에서 카페형 교회 소개를 듣고 ‘이거다’ 싶어 쉼과 차에 예배를 곁들여 교회를개척했다.”

김주연 목사는 무엇이던 주기를 좋아한다. 모래내시장에 둥지를 틀었으니 상인회에도 가입해 매주 상인들에게 고구마, 감자, 찐빵, 계란,뻥튀기 등을 건네며 소통하고 있다.

“모래내시장을 위해 많이 기도한다. 주님으로 부터 오는 소망과 희망이 여기에도 임하게 해달라고. 로뎀나무교회는 그냥 카페가 아닌 ‘특별한 공간’이다. 당뇨, 심부전증으로 투병중인 청년이 찾고, 이혼한 사람들이 방문해 차를 마시면서 아픔과 바램을 이야기한다.”

김 목사는 중1학년 때부터 교회에 나갔다. 친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새 어머니를 따라 전주 동산교회에 다녔다.

“그 시절 집안이 불우해 교회만 가면 무척 좋았다. 찬송하면 기쁨이 솟고 기도하면 은혜와 감동의 눈물이 쏟아졌다.”

김 목사는 2015년에 목사안수를 받고 전도사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교회개척 준비를 했다. “40일 작정기도에 들어갔는데, 20일 만에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다.” 김 목사는 금암동에서 로뎀나무교회 첫 간판을 걸었다. 이곳에는 전과자 출신 등 불우한 주민들이 많이 찾아왔고, 인근에 점집이 많아 무당전도에 특별히 힘썼다. 금암, 인후동 일대에 무당집이 200곳이 넘는다. “전도지와 사탕을 들고 무당집에 들어가 하나님을 전하면 물뿌리고, 소금뿌리고. 무당의 행동, 겉모습이 본질이 아니다. 그 속의 마귀가 역사한 것이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도하면 기쁘고 힘이 났다. 주님의 십자가 보혈의 보답이다.”

2019년6월 금암동에서 인후동으로 이전한 로뎀나무교회. 김 목사는 코로나시대 전도법을주님께 구하고 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인데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로뎀나무교회는 선교와 전도가 최우선이다.
“헌금이 많지 않지만 70%는 선교에, 나머지 30%는 교회 운영비다. 헌금이 들어오면 모으지 않는다. 도울 일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 통장은 항상 바닥이다. 곳간를 비워야 하나님께서 채워주지 않겠나.”

김 목사의 하나님은 위로의 하나님이란다. “목회자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도, 부족 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안아주시고 채워주시며 ‘내가 너를 사랑해’ 말씀해 주시는 주님이다.” 새벽 3시30분 적막한 모래내시장, 전주에서 가장 작은 교회 로뎀나무교회 김주영 목사의 ‘세상에서 가장 큰’ 찬송과 기도가 오늘도 시작된다.

/ 하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