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고문에 기억잃어 기도하자 다니엘처럼 담장에 전화번호 써져”

제5기 전북시니어선교학교(선교학교장 신용수 목사, 훈련원장 박중기 장로)가 지난달 2일 개강된 가운데 지난 7일 40여 년간 북한선교를 해 온 이삭 목사가 ‘북한선교’에 대한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이삭 목사는 1969년~1971년까지 미군에 입대해 한국 휴전선 근처 의정부에 배치돼 첩보 임무를 담당했다. 제대 후 미국에 돌아와 신학교를 다니던 가운데 선교단체에서 이삭 목사에게 북한선교에 대한 사역을 제안했다. 한 미국인 선교사가 이 목사에게 자신들이 10년 동안 찾아 헤맸던 ‘북한 선교 적격자’를 드디어 찾았다며 제안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삭 목사는 북한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 이삭 목사는 곧바로 중국·북한 선교준비에 착수했다. 미국과 한국에 모퉁이돌선교회를 정식 등록하고, 중국을 오가며 성경 전달 통로를 만들어냈다.

이삭 목사는 “1983년에 선교 훈련과정 중 처음으로 중국에 ‘정탐’을 갔다. 그 때 북·중 접경지에서 조선족들을 만났는데, 규모는 작지만 이미 나름의 방법으로 성경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제가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북한선교는 일본, 독일, 중국 교회가 중심이 돼 사역에 나서고 있었다. 일본은 조총련의 북송사업 당시 선교를 위해 함께 북한으로 들어간 민단 소속 기독교인들이 있었고, 동독 출신의 엔지니어들은 영국에서 인쇄된 ‘쪽복음 성경’을 북한에 보급했다.

중국 교회는 당시 매년 합법적으로 오갈 수 있는 15만 명이 넘는 조선족을 통해 성경뿐 아니라 양식과 의약품을 북한에 반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삭 목사는 어렵게 중국을 통해 북한을 오가며 북한선교를 진행하다가 중국공안에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이삭 목사는 “굵은 호스를 입에 박아 물을 틀어놓고 고문하는 물고문, 전기고문, 온갖 매질,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영하 20도의 냉동실에 넣고 얼은 배설물을 먹으라는 극도의 고문 등을 받았다”며 이 고문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억력 상실이 됐다고 했다.

이 목사는 “석방되었으나 아무기억이 없어 기가 막혀 교도소 담장을 쳐다보며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다니엘에게 써주신 글을 저 벽에도 좀 써주세요.’ ‘우리 집 전화번호 좀 저 벽에다 써주세요’”라며 기도하자, “놀랍게도 흰 벽에 전화번호가 씌여지기 시작했다. 그 번호를 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후 이삭 목사는 하나님께 하나의 질문이 생겼다고 한다. 그것은 “하나님, 제가 물고문 당할 때, 전기고문으로 기억이 지워질 때 온갖 매질을 당할 때, 제가 냉동실에서 얼은 제 똥을 먹을 때 하나님은 어디 계셨나요?”

13년 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셨던 하나님께서 어느 날 “그때 나는 너와 함께 그 감옥에서 일하고 있었다” 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이삭 목사는 중국의 어느 거리에서 한 여인이 자신을 알아보고 걸어오는 것을 보게 됐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렇게 물었다.

“13년 전에 감옥에서 고문당하신 적이 있으셨지요. 네, 그렇습니다만. 그때 고문하던 네 사람을 기억하십니까? 네, 기억합니다” 라며 서로 간 대화가 이어져 갔다. 그 여인은 “그럼 제일 악랄하게 냉동실에서 고문하던 사람도 기억하시나요?”라고 질문하자, 이삭 목사는 “네 물론입니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 여인이 “그 사람이 제 남편입니다”라며 그 사람이 그 이후 예수를 믿고 지금 목사가 됐다고 했다. 고문하던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예수를 믿게 되는 역사가 일어났다고 했다.

외조부와 아버지 그리고 둘째, 셋째 동생 등 목회자의 가정인 이삭 목사는 “하나님은 고문당하는 현장에 함께 계셨으며 일하고 계셨던 것. 우리가 고난에 처한 그 순간에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며 “어떤 일도 하나님 안에서는 헛된 것이 없다”고 간증했다.

그는 끝으로, “미국서 선교 훈련을 받을 때 두 가지 배운 것이 있다. 첫째는 ‘앞문으로 들어가라. 그게 불가능하면 뒷문으로 들어가라. 뒷문도 안 되면 주위에 불을 질러라’ 등. 그땐 몰랐는데, 휴전선이 앞문, 중국은 뒷문이었다. 그리고 불을 지르는 것은 조선족 교회의 활성화였다”고 전했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