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찬양대 설립 100주년 기념 찬 양제를 연 연합찬양대

 전주서문교회 찬양대 설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 찬양대의 역사와 전주 서문교회 찬양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의 역사를 다루도록 하겠다. 

한국 최초의 찬양대를 보면, 평양 장대현 교회를 꼽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시작은 1909년 내한하여 평양 숭실학교 교수로 시무하다, 1936년 3월~1938 년 3월까지 학장을 지냈고, 1941년 만국 부인기도회 사건으로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당해 32년간, 숭실대학과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모우리(E. M. Mowry 한국명 모의리 1880. 1. 23~ 1971. 10. 17) 선교사에 의해서다. 

 그는 1913년에 장대현교회 찬양대를 조직하고 지휘자로 4부 합창훈련을 시켰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남자 4부 합창인지 혼성 4부 합창인지는 명확치 않다. 처음 찬양대의 찬양을 듣고 당시 조선의 성도들이 어떤 반응이었을까? 모우리 선교사의 기록을 보면 “한 조선 사람이 4부 중창을 듣고 난 후, 한 사람만 노래하고 나머지는 가만히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라는 글을 읽고 웃음이 터졌다. 

 단선율인 전통 음악에 익숙한 일반인에게,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테너 4성부는 좀 어색하고 듣기 힘들었던 것 같다. 

두 번째로 만들어진 찬양대는 새문안교회 찬양대로, 장대현 교회에서 찬양 대가 만들어진 이듬해(1914년)란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데, 새문안교회 홈페이지에는 ‘담당예배 : 3부 / 조직 : 1913.6’ 라는 기록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새문안교회 예본 찬양대는 1913년 출범한 한국교회 최초의 찬양대이다. 

고향의 봄 작곡가 홍난파(홍영후)를 비롯해 봉선화의 작사자 김형준, 한국 최초의 근대음악가 김인식, 피아노계의 대모 김원복, 그리고 세계적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등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가들이 예본 찬양대에서 사역자와 대원으로 활동했다. 

 전주 서문교회 찬양대는 제7대 담임 목사였던 배은희 목사(1921~1936)의 재임시절이었던 1924년 7월 17일 당회록에 “본 교회 찬양대를 두되, 그 대장은 현제명 씨로 하고 그 대원은 14인으로 정하다”라고 기록하고 있어 공식적으로 공 예배 찬양대가 조직되었다. 

하지만 찬양단 설립 이전에 찬양에 대한 기록이 있다. 찬양의 시작에 대한 기록을 잉골드의 일기에서 찾을 수 있는 데 1897년 12월 24일 잉골드 집에서 매티 테이트와 10명의 할머니를 초청 매티 잉골드의 풍금 연주로 성탄 축하 찬양을 한 것이 최초다. 

1902년경에도 성경공부반에서 찬송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917년 11월 4일에는 김인전 담임목사가 작사한 찬송가를 전라선 교 25주년 기념가로 불렀다. 

특히 1921년에는 이경혁 안수집사가 단심가극단을 조직했는데 그는 1918년 당시 신흥학교 에버솔(Eversole)교장이 음악교사로 초빙하여 신흥, 기전 학생들로 찬양대를 조직하고 공연을 했으며 서문교회에서는 음악과 율동 을 가르쳤다. 

그는 1911년~1913년까지 서울YMCA에서 홍난파와 안익태 등을 지도했으며 만주 간도에서는 독립 운동가 자녀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서문교회 찬양단을 설립, 대장(지휘자) 으로 임명되었던 현제명(1903년 1월 6일~1960년 10월 16일)은 대구 출신으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여 교회 음악을 통해 서양음악을 접하였다. 

대구 계성학교를 거쳐 평양 숭실학교 대학부에서, 전공은 문과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당시, 유명한 음악교수였던 솔트 부인으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밴드부에서는 코넷을 불었고, 합창단에서는 테너로 활약하면서 당시 이건직과 소녀가극회도 조직해 활동했던 그는, 이미 음악과는 떼어놓을 수가 없는 상황에서 1924년 졸업을 하였다. 

그 때, 평양신학교에서 수학했고, 전주 신흥학교 성경교사로 있었으며, 전주 서문교회의 청년 장로였던, 김가전(김인전 목사의 동생, 목사, 북중 교장, 전라북도 도지사 역임)이, 평양에서 잘 알고 지내던 현제명을 추천하여, 현제명은 신흥학교에서 음악과 영어를 담당하는 교사가 되었다. 

신앙인이었던 현제명은 자연스레 전주 서문교회를 출석 하게 되었고, 전문가인 그가 있어, 전주 서문교회 당회는 결의를 거쳐 찬양대를 설립하게 된 것이었다. 

현제명 선생이 이건직 집사와 함께 조직한 소녀 가극회

 1999년 8월 25일, 대한예수교장로회 100년사 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전주 서문교회 100년사(1893~1993)’ 307면을 보면 “1924년에 서문밖교회의 음악은 현제명씨가 담당하였다. 당시 청년 장로 김가전이 1921년에 평양신학교에서 수학하고 돌아와, 신흥학교의 성경 교사로 있을 때, 평양에서 교제하였던 숭실대학 출신인 현제명이 그의 추천으로 신흥학교 영어와 음악교사로 부임하여 서문밖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이다. 

현제명은 당연히 교회에서 음악지도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의 유능한 교회 음악 활동은 눈부셨다. 아름다운 음성으로 예배 집회 때 찬송을 인도하고, 나아가서는 1924년 7월부터 대원 14명으로 찬양대를 조직하였다. 또 기전여학교 교사로 있는 구자례(Crane Janet. 구바울, 전주예수 병원장의 고모) 여사가 피아노를 담당하는 등  주일마다 특별 찬양을 드림으로 회중의 귀와 마음을 트이게 하였다, 

이것은 전주의 교계와 일반사회에 화제가 아닐 수 없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휘를 담당했던 현제명은 그 후, 전주 출신의 양신선 여사와 결혼하였고, 1926년 미국 시카고 무디 성경학교 (Moody Bible School)에 입학했다가, 건 음악학교(The Gunn School of Music)로 옮겨 음악을 공부했다. 

귀국 후 연희전문 교수를 지내며 한국의 서양음약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건 음악학교(The Gunn School of Music)에 제출한 ‘자연발성법의 원리와 그 결과’라는 논문이 통과되어 1936년 6월 미국 방문 중에, 음악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로더 히버 음악연구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조선일보 1936년 7월 4일자 2면 참고) 

건 음악학교 재학 중, 한국의 고향을 그리며 지은 가곡, 고향생각을 비롯하 여, 그집 앞, 나물캐는 처녀, 희망의 나라로 등 많은 가곡을 작곡 했으며, 우 리나라 최초의 오페라 ‘춘향전’의 작곡자 이기도하다. 

해방 후 경성 음악학교를 설립 하였으며, 후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으로 경성음악학교가 흡수 되면서, 초대학장을 역임하였다. 

현제 명은 위에 열거한 수많은 업적이 있지만, 그에 반해 애석하게도, 친일 행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해방 이후 경성음악학교 교장,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교육자. 성악가·작곡자·교육자·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기록되어 있다. 

1943년 전주서문외교회 설립 50주년 성가대원 일동

그리고, 전주서문교회100년사에 피아노 반주자로 기록되어 있는 Crane Janet(1885~1979 미국, 미시시피주, 한국명: 구자례)은 디파우 대학을 졸업하였고, 남장로교 선교사로 내한, 전남 순천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기전여학교의 최초의 음악교사로 부임 후 23년간 재직하며, 예수병원에서 병원선교에도 참여했다. 

1938년 일제의 선교탄압으로 귀국했다가, 해방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6.25 때는 일본 고베의 남장로교 선교부에서 근무 하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순천 매산학교(설립자:John C. Crane, 구예인 1888-1964, 구자례의 동생)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여수 애양원의 나환자 사업에도 참여하던 중 1954년에 미국으로 돌아가 1979년 사망하였다. 

그런데 과연 그 어려운 시대에 피아노는 어떻게 전주 서문교회에 있었을까? 

전주서문교회 100주년사에 의하면 “피아노는 강운림 목사(Clark William Monroe)의 부인 (Ada C. Hamilton,한정례)이 사용하던 것으로, 서문밖 교회에서 강목사 부인의 추도예배를 거행 할 때 그녀의 유언에 따라 서문밖교회에 헌납한 것이다. 이처럼 피아노를 갖게 된 것은 교회뿐 아니라 전주지방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 뒤로 서문교회의 피아노는 신문화 운동의 음악활동에 아주 유익하게 활용되었다” 라고 기록 되어 있다. 

 서문교회 찬양단 역사에 한국 교회음악의 거목 곽상수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곽 교수는 한국전쟁 때인 1951년 ~53년에 전주로 피난 내려와 신흥학교 음악교사로 있으며 서문교회에서 찬양대 지휘를 맡았다. 이후 연세대 음악 대학 교회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했다. 

1993년 부활절 연합성가대

 서문교회 찬양대 설립 100주년을 맞게 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 며, 주님 오실 때까지 오직 주님께만 영광 돌리는 서문교회 찬양대와, 세상 모든 찬양대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일규 전주서문 교회 장로, 할렐루야 찬양대 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