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신교회 윤여선 권사(96) 는 일흔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25여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경 필사를 해오고 있다. 슬하의 남매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전시실에서 ‘성경 필사 전시회’를 갖는 윤여선 권사를 만났다. 이날 마침, 담임 신정호 목사와 20여명의 성도들도 윤 권사의 전시회를 축하해 주기 위해 전시실을 찾았다.

 윤 권사는 96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필사할 때만큼은 놀라운 정신력과 집중력이 솟는다고 말한다. "제 힘으로는 도저히 못 쓰지요. 볼펜하나 잡고도 손이 떨릴 나이잖아요.”윤 권사가 아침에 일어나 드리는 기도이다. 처음 성경 필사를 하게 된 동기는 슬하의 6남매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한 것이 이제는 삶이 됐고 깊은 신앙 고백으로 이어졌다. 성경 필사를 하다보면 말씀이 가슴에 새겨져 지난날 신앙으로 이끌어 온 삶의 발자취가 되기도 했다.

 윤 권사의 성경 필사 작품은 정확한 자간과 필체로 흡사 인쇄물을 보는 듯하다. 잠언서 병풍을 비롯해 신구약을 통째로 담은 두루마리 필사본, 3년에 걸쳐 완성한 신구약 5권의 책 필사본, 십자 모양의 필사작품 등 정성이 담긴 필사본들이 그렇다.무엇보다 필사본은 어머니에게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녀로 이어진 신앙의 유산이 됐다.윤 권사는 필사를 매일 10시간이 넘도록 쓰고 또 쓴다. 25여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경필사를 해온 할머니는 그 동안 신구약 4권, 병풍 1점 그리고 두루마리 성경 등을 완성했다.

 25년 전 신앙인이라면 한번 쯤 가질만 한 호기심으로 쓰기 시작한 필사는 6남매에게 물려줄 성경필사를 써야겠다는 목표를 갖게됐고, 전북 CBS성경필사본 전시회와, 부산CBS성경필사본 전시회 등에 출품돼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특히 12폭의 잠언서 병풍은 윤 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수를 세는 것은 물론 글자폭과 띄어쓰기 간격까지 계산해가면서 작업한 결과물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기 위해 썼습니다. 어느날부터 저도 모르게 소문이 나고 전시회까지 갖게 되었네요. 우리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해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힘이 아니었음을 윤 권사는 강조한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한 건강때문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윤 권사는 결혼 후에 확실한 신앙고백을 했다. “결혼해서 어느 날 꿈에서 예수님을 만나 뵙고 교회를 다니게 되었어요. 그때 꾼 꿈이 아직도 선명해요.” 어린시절부터 교회에 출석을했으나,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윤권사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교회를 다니게 된것.

 이화여대  졸업생인 윤 권사는 후에 한남신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18년간 종교심리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내 힘으로 산 것이 아니라 다 하나님이 하신 것, 하나님이 인도하심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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