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남원의 지리산 자락 골짜기에서 나비와 벌을 잡으려고 하루종일 산과 들을 쏘다니고 누런 코를 소맷자락에 쓱쓱 닦으며 천진무구하게 뛰놀던 소년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를 섬기고 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소년 시절, 특유의 야성과 오기와 배짱으로 유년기와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 유년 시절의 성품이 오늘날 새에덴교회의 부흥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소강석 목사는 고등학교 시절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아버지로부터 모진 매를 맞는 등 고초를 받으면서 집에서 쫒겨나 떠돌이 처럼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고난이 유익이 돼 오늘날 전북 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로 하나님께 쓰임 받게 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를맞아 전북출신 소강석 목사를 만났다.<편집자>

소강석 목사는 항상 자신이 겪은 것처럼 개척교회의 애환은 물론 현재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외면 당하고 있는 현실을 가슴 아파한다.

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여는 등 그의 나라사랑은 교회가 교회다움을 추구하는 본질으로서의 회귀 운동과 맞닿아 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은 한국교회의 부흥이라고 모두가 말한다. 특히 소 목사는 동성애등 반기독교적인 사상이 크게 도전해 오고 있는 현재, 교회들이 연합해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소 목사와 일문일답이다.

-맨발의 목회로 새에덴교회를 성장시키시고, 현재는 손꼽히는 대형교회의 목회자가 됐다. 개척 초기와 지금의 다른 점을 꼽는다면?

“저는 철저히 비주류로 시작해서 비주류로 자라왔다. 진골·성골을 말하는데 저는 해골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 저의 상황이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위기들이 많았다.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 왔고, 나 자신과의 싸움을 철저히 해 왔다. 매일 십자가의 경험을 하지 않으면 그 유혹에 쉽게 넘어갈 것이다.

늘 죄악의 욕망이 도사리고, 큰 교회 목회자에게는 더 많은 유혹이 있을 것이다. 작정하고 그런 유혹이 찾아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저에게는 하나님께서 그런 상황을 주지 않으셨다. 저 때문에 하나님께 누가되지 않는, 쓰임받는 종이 되고 싶다.”

- 왜 다시 교회인가?

“이십 수년 전, 서울에서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지역조사를 할 때의 일이다. 가는 곳마다 교회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이었다. 소위 교회가 하나 세워지는 것을 동네 구멍가게 하나 들어오는 것처럼 생각하고 목사를 사업하는 사람 비슷하게 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개척하기에 앞서 이미 수많은 교회들이 있는데, 왜 또 하나의 교회를 개척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부터정립했다.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리라. 끝없이 개혁하는 교회를 세우리라’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서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교회를 개척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교회 문제 때문에 하나님과 한국교회에 누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다.

그런 다짐으로 개척 멤버 한 명 없이 서울 가락동 지하 23평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비가 오면 비가 새고 쥐들이 우글거렸다. 교인도 장모님과 아내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물을 퍼내며 예배를 드렸다.

그래도 나는 ‘개혁’과 ‘부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꿈의 이야기를 그리며 항상 설레는 목회를 펼쳤다. 내가 개척하고 섬기는 교회를 통해 영혼 구원은 물론 시대와 사회를 섬기는 꿈을 꾸면서 단 하루도 꿈 없이 잠들지 않고 꿈 없이 깨어난 적이 없었다.”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인데 루터가 주장한 종교개혁의 골자는.

“첫째, ‘솔라 피데’, 즉 ‘오직 믿음’이다. 둘째는 ‘솔라 그라티아’이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의 뜻이다. 셋째, ‘솔라 스크립투라’로, ‘오직 성경’이다. 넷째는 ‘솔라 글로리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다.

한 마디로 ‘본질’, ‘근원’,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교권에 불만족해서 제도 개혁을 하고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복음의 근원으로, 본질로,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평범한 신부였던 루터가 교황청과 맞서 싸웠는데,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나.

“로마카톨릭은 루터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회유하기도 했다. 나 같으면 회유를 받아 넘어가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주교가 대주교가 된다든지, 아니면 총장이 된다든지, 눈앞에 출세를 향한 성공가도가 보이는데 물리칠 수 있겠는가.

루터는 그런 것에 회유 당하지 않고 비텐베르크 대학에서 오히려 더 교황청의 잘못을 가르치고 오직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자 사형에 처하겠다고 교황이 직접 칙령을 써서 내려 보냈다. 이에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학교수들과 학생들 앞에서 교황의 훈령과 칙령을 불로 태우면서 ‘나는 하나님이 두렵지 당신이 두렵지 않다. 나의 목숨
은 로마교황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달려 있다’며 당당히 맞서 싸웠었다.

루터는 자신이 직접 작사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 찬송을 즐겨 불렀다고 한다.

-500년 전 종교개혁운동으로 탄생한 개신교는 오늘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한국교회의 자화상은 일그러지고 찢겨진 모습은 아닌가? 왜 현대인은 교회를 공격하고 있는가? 과거에는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공격이 특정 교회나 목회자를 향한 개별적인 것이었다면 지금은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바뀌었다.

집단적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교회가 그만큼 세속화 됐다는 반증이다. 물론 안티세력의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으로부터 이탈하여 세속화됐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정작 개혁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고 한국교회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를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첫째, 모든 신학과 제도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사도행전을 보면 초대교회와 모든 성도들은 오직 복음의 본질을 붙잡았다. 죄를 지적하면 무조건 회개하고 매일매일 심령을 새롭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너무 제도화 되어 있고 세속화 되어 있다. 화석화된 제도가 본질 위에 군림하고 있다. 기득권이나 교권, 제도권 안에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루터가 외쳤던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 오직 하나님의 영광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둘째, 성경적 교회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에베소서 1장 23절을 보면, 교회는 그의 몸이요 교회의 머리는 주님이라고 했다. 교회의 머리가 주님이라는 말은 교회는 항상 주님이 주인이 되시고 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스코틀랜드의 언약도들은 그리스도의 왕되심의 교회론을 지키기 위해 1만 8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영국 국교로부터 정당하게 독립해서 주님이 머리되는 영광스러운 교회론을 세우게 된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의 프로테스탄트 개혁교회가 생겨난 것이다. 내가 개척한 교회라고 내 교회가 아니다. 하나님의 것이다. 목회자가 내 교회라고 생각하니까 세습목회를 강행하며 교인들은 반대를 하는 것이다.

셋째, 교회는 선교적인 비영리단체의 이미지를 보여야 한다. 한국교회가 조국의 독립과 근대화, 산업화의 정신적 본류가 되고 진원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주의와 속도주의적 시류에 편승하여 한국교회도 물량화, 자본주의화, 세속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넷째, 투명한 도덕성과 윤리성을 회복해야 한다. 옛날에 태안반도의 기름유출 사건 때 총 120만 명이 가서 돌을 닦았는데 그 중에 80만명이 기독교인이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 복지분야의 70%를 한국교회가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국교회를 욕한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투명한 도덕성과 윤리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공익적 사역을 통하여 세상을 향한 섬김과 소통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의 본질은 복음을 전파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시대정신을 주도하며 세상을 향한 섬김과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한국교회가 나쁜 일만 골라 해서 공격당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공익적 사역을 안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나도 대형교회 목사지만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섬기는 교회도 대형교회 중의 하나이지만 과연 어떤 모습인가. 이십 수년 전, 개척할 때의 초심을 갖고 있는가. 아니, 루터가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라면 어떻게 하였을까. 그가 지금의 나를 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자성해 본다. 그래서 새에덴교회 2017년 표어 중에 첫번째가 개혁을 선도하는 교회다. 나부터 개척교회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개혁하려고 한다.

과연 이 시대와 사회가 교회를 향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 문을 열고 경청하고 그들의 요구에 반응하는 목회를 하려고 옷매무새를 여미고 있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가 밝아왔다. 청년 사제 루터가 아드 폰테스의 정신으로 종교개혁의 깃발을 높이 올렸던 것처럼, 한국교회도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시 첫 새벽에 일어나 신발끈을 동여매고 첫 삽을 뜨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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